[책 출판 소식]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EK
4 min readMay 27, 2021

오랫동안 꿈꾸던 일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써온 커리어 노트를 묶고, 추가적으로 원고를 보태고, 서문을 쓰고 교정까지 마무리되어 인쇄에 들어갔습니다. 조만간 여러분들을 책으로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언젠가는 내 이름으로, 그간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정리해서, 나에게 잘했다 수고했다 상을 하나 주자했었습니다. 글을 쓰고 강연으로 여러분들을 만나고 소통을 하면서, 제가 오히려 큰 위로를 받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정말 보잘것없지만, 저의 경험과 생각이 여러분들 마음에 닿아 한 줌의 위로와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린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서른 살엔 정말 생각이 많아진다. 매일 실수하고 실망하는데 이게 내 길이 맞나? 너무 늦어 버린 건 아닐까? 나 자신이 못나 보이고 초라한 마음이 든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세상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고, 사람들은 나만 빼고 레벨업 하는 것 같아 무섭다. 나도 그랬다. 돈도 없고 배경도 없이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느라 지쳐 있다면, 지금 당장 포기하고 싶고 돌아가고 싶다면,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10년 넘게 영어를 배웠는데도 여전히 영어 울렁증으로 글로벌 기회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나의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 온 지 10년이 지나서야 회사 일이 아닌 내 생각을 영어로 처음 썼다. 그것이 바로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였다. 영어로 내 생각을 옮기는 데 10년이나 걸린 이유는 보잘것없는 나를 만나야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데 또 10년이 걸렸다. 나를 세상에 내보이는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보다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하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글을 구글 전체 그룹 이메일로 보내는 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다. 그 또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세상 최고의 천재들한테 초급 영어로 쓰인 나의 글이 얼마나 보잘것없어 보일지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망설이는 나의 방아쇠를 당겨 준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영어 선생님, 상담 선생님, 그리고 구글의 친구들.

우린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망설이는 나를 밀어줄 친구와 방아쇠를 당길 용기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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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

Everyday learner, passionate for humans, curious for the world. Working at Google, connecting do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