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노트 76] 스타 인력과 지속 가능한 성공

EK
3 min readJun 8, 2022
Image by Alexas_Fotos from Pixabay

전 축구선수 이영표 님의 인터뷰 아티클을 읽고 여러 생각이 떠올라 몇 편에 나눠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인터뷰 아티클 전문 <링크>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이영표 님의 답에 기자가 묻는다. “역시 손흥민 때문인가?”

이영표 님의 답이 인상적이다.

“그 반대다. 손흥민 선수만 돋보일 때에는 견제가 워낙 강해 손흥민이 활약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황희찬, 김민재, 권창훈, 황인범, 조규성, 이재성 황의조 등 많은 선수들이 살아났다. 한두 명이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살아나고 시너지가 나면 견제가 분산돼 손흥민 선수가 더 활약할 여지가 생긴다.”

예전에 팀에서 원탑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시니어 멤버가 팀을 옮긴 일이 있었다. 해당 멤버를 따르던 주니어 팀원들은 술렁거렸고 빈자리를 메꾸어야 하는 다른 시니어 멤버들은 불안해했다. 어느 날 1:1 미팅에서 우리 팀 이제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는 멤버에게 나는 선수 한 명 빠져서 흔들리는 팀은 좋은 팀이 아니라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남은 멤버들을 믿는다는 것과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누었다. 신기하게도 멤버들의 기량이 훌쩍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의 성공과 성장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갖추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당시 우리 팀의 인력 구성은 몇몇 구성원의 의존도가 높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제품 싸이클과 실패가 용인되지 않는 조직문화에서는 구성원의 교육이나 성장의 기회를 나누는 일이 매우 어렵다. 팀 내 스타 인력은 분명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회와 보상이 스타 인력에게 집중되고 다른 멤버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 당시 나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팀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서 시니어 리더들을 키우는 일과 각 멤버들에게 주도권을 주는 업무 분장을 구축하고 있었다.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는 도중 핵심인력이 빠지게 되어서 고생을 좀 했지만 스타 인력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위험한 운영인지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나는 구직 인터뷰에서 홈런을 쳐 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아마도 스타급의 홈런타자를 찾는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팀의 승리는 홈런타자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팀이 성공하기 위해선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하고 2군의 선수층도 두꺼워야 한다. 팀 내 경쟁이 아닌 전체가 한마음이 되는 팀워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한 경기 승리가 아닌 시즌 승리 혹은 수년간 지속되는 승리를 맛볼 수 있다.

한두 명이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살아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강한 조직과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모두가 스타 인력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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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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